넷플릭스 영화 '더 원더(The Wonder)'는 1862년 영국인 간호사가 아일랜드에서 음식을 먹지 않고도 생존하는 한 소녀를 관찰하는 내용입니다. 원작은 에마 도너휴의 'The Wonder'이며,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영화 '더 원더'의 줄거리와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더 원더' 줄거리 리뷰 - 잔잔한 도서 원작 영화 'The Wonder'
목차
영화 '더 원더' 소개
개봉일: 2022년 11월 16일
감독: 세바스찬 렐리오
출연: 플로렌스 퓨, 톰 버크, 킬라 로드 캐시디, 토비 존스, 일레인 캐시디, 시아란 힌즈, 더모트 크루울리
장르: 드라마, 인디, 미스터리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시간 49분
영화 '더 원더' 줄거리
1862년 대기근을 겪고 있는 아일랜드. 한 잉글랜드 간호사 '라이트'는 4개월을 안 먹고도 생존하고 있는 기적의 소녀 '애나'를 관찰하기 위해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그녀가 어떻게 음식을 먹지 않고 살아남았는지 밝히기 위해 그녀와 수녀님이 교대로 지켜보는 일을 맡게 된다.
애나는 하늘에서 오는 만나로 살기 때문에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안 먹고도 살아있는 애나의 모습을 기적이라며 신성한 존재로 여긴다.
구세주의 살이요.
그냥 물과 밀이 아니에요.
그리스도의 살과 피죠.
런던에서 온 신문기자 윌은 애나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다. 그는 애나가 분명히 몰래 음식을 먹고 있다며 의심을 한다. 대기근으로 가족들을 잃었던 그의 사정을 들은 라이트는 유산을 하고 남편과도 헤어졌다는 걸 고백한다.
매일 자기 전과 아침에 가족들이 애나를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을 보고 라이트는 가족들에게 관찰 기간 동안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애나의 치아가 빠지기 시작하고 기력이 없어져 쓰러지기도 한다.
이건 과학이 아니라 엉터리예요.
제발요,
관찰을 중단해야 해요.
라이트는 관찰이 문제가 아니고 아이를 먼저 살려야 한다고 보고하지만 개입하지 말라며 그녀를 돌려보낸다. 가족들 역시 그녀에게 음식을 권유해서는 안된다는 말뿐이다. 라이트는 애나에게 억지로 먹여보려 하지만 그녀는 음식을 거부한다.
영화 '더 원더' 결말
음식을 씹고 있던 그녀는 순간 번뜩이며 애나에게 달려간다.
'하늘에서 오는 만나'
넌 하늘에서 오는 만나를 먹고 살았어.
'어머니의 입맞춤은 신성하다'
그동안 가족들과 기도를 하면서 어머니가 씹은 음식을 애나에게 입맞춤하면서 넘겼던 것이다. 그의 오빠는 그녀를 강간했고, 그 후 병에 걸려 죽었다. 신성하지 못한 일을 해서 벌을 받은 것이며 어머니는 애나 때문에 오빠가 지옥 간 거라고 하여 그녀는 오빠 영혼이 지옥에서 풀려나게 하기 위해 금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모든 사실을 위원회에 보고했지만 거짓말이라며 관찰이나 계속하라고 한다. 애나는 점점 쇠약해져 움직이기도 힘들어지고, 라이트는 어머니를 설득해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애나는 죽어 가요.
애나는 선택받았어요.
이 땅에서의 생은 짧아요.
그다음은 영원하죠.
내 아이들은 천국에 갈 거예요.
라이트는 윌과 함께 그녀를 몰래 데리고 나오기로 결정한다. 라이트는 애나에게 곧 죽어서 하느님께 갈 거고, 새로운 이름인 '낸'으로 다시 태어날 거라고 이야기해 준다.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온 라이트는 애나에게 '낸'이라는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다시 깨우고, 낸은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라이트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집을 불태워 버린다.
두 팔에 화상을 입은 채 라이트는 위원회에 그녀가 사망한 기록을 보여주며, 그 당시 애나를 살리려다 램프를 떨어뜨려 불이 났다고 보고한다. 그리고 이름을 바꾼 라이트와 윌, 낸은 가족으로 지내며 시드니로 떠난다.
영화 '더 원더' 리뷰
이 영화는 처음에 세트장에서 시작해서 세트장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영화 중반에 키티라는 여자가 카메라를 보며 '이야기가 없으면 우린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한다. 종교에 사로잡혀 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가족과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금식을 하는 애나, 그리고 그녀를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위원회와 마을 사람들 모두 '이야기'가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에 반해 간호사 라이트와 신문기자 윌은 '사실'이 중요한 인물로, 이야기에 사로잡힌 마을 사람들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계속해서 '사실'만을 확인하려 하고, 애나 주변 사람들은 '이야기'에만 사로잡혀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음식을 먹는 장면도 대비된다. 음식을 거부하는 애나와는 다르게 라이트는 영화 첫 등장부터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그 후 중간중간 자주 등장한다. 문제의 해결도 라이트가 음식을 씹다가 찾아내고, 애나가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마을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인물 '낸'이 된다.
꼭 '사실'만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유일한 필수요소인 것은 아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영화에서처럼 허황된 생각에 빠져들어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지경까지 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이야기'가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도 한다.
정의는 꼭 한쪽으로 치우쳐 단 하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윌이 애나에게 선물한 소마트로프는 '안(in)'과 '밖(out)' 중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새가 새장에 갇히거나 자유롭게 날아간다.
우주에서는 티끌밖에 안 되는 아무 의미 없는 인간이 지구에서는 누군가에겐 없어서는 안 될 대단한 존재가 되기도 하듯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어떤 이야기를 풀어가느냐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고 존재의 의미가 다양해진다.
남의 일이라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과거에 아이를 잃은 상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던 라이트 덕분에 애나는 새 삶을 살게 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영화는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배경과 음악이었고 내용이 흥미로워 도서 원작으로도 읽어보고 싶게 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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