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단편 영화 '디 애프터 (the after)'입니다. 18분 러닝타임의 단편 영화로, 2024년 오스카 단편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입니다. 잔잔하고 슬픈 영화 '디 애프터'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디 애프터' - 잔잔한 슬픈 단편 영화 the after
영화 '디 애프터' 소개
개봉일: 2023년 10월 25일
출연: 데이비드 오예로워, 제시카 플러머, 아멜리 도쿠보
감독: 미산 해리먼
장르: 영국, 드라마, 가족, 범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8분
끔찍한 범죄를 목격한 뒤 삶이 무너진 남자. 공유 차량을 운전하며 지내던 중, 어느 승객으로 인해 자신의 슬픔을 대면하게 된다.
영화 '디 애프터' 줄거리 (결말 포함)
아빠 다요는 회사 일로 바빠 딸 로라의 공연을 직접 보러 가지는 못한다. 로라를 데려다주는 길에 함께 춤을 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갑자기 들이닥친 자전거로 딸이 사고 날 뻔한 상황. 다요는 생각을 바꿔 회사 일정을 미루고 딸의 공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아내를 만나 같이 공연을 보러 출발하려는데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가족들과 잠깐 떨어져서 전화를 받던 중에 비명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돌아보니 한 남자가 사람들을 칼로 찔러대고, 그의 아내와 로라에게 다가간다.
다요는 그에게 멈추라고 소리치지만 그는 아내를 밀쳐내고 딸을 칼로 찌른 후 건물 아래로 던져버린다.
아내는 죄책감에 로라를 따라 건물 아래로 몸을 던진다.
그 후, 범죄자는 살인 유죄 판결이 나왔고, 다요는 녹음되어 있는 과거 아내의 음성을 들으며 슬픔에 잠긴다.
사건 후 그는 공유 차량 기사가 되어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을 태운다.
그리고 딸 로라의 생일날. 한 가족을 태우는데, 부부의 딸이 로라를 연상시킨다. 로라가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저 아이 정도 컸을 것 같다.
부부는 가는 내내 서로를 비난하며 말다툼을 하고, 그 사이에 있는 딸 에이미의 표정은 어둡다.
부부는 집 앞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싸우느라 딸 에이미는 신경도 안 쓴다. 에이미는 집에 들어가기 전, 뒤돌아 서있는 다요를 뒤에서 안아준다.
다요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펑펑 운다.
그리고 하늘을 보며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차를 타고 다시 출발한다.
Birdy, Rhodes의 'Let it all go' 노래가 나오면서 영화는 끝난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어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서
너를 기다려 왔어
진실된 마음을 말해주고 싶어서
길에 드리워진 빛을 보면
너도 알 거라고 생각해
아침이 오면
나는 떠나야만 한다는 걸
#1
왜인지 모르겠어
왜일까
왜 이렇게 힘들게 헤어져야만 하는 걸까
왜 이토록 아프게
헤어져야 하는지 모르겠어
#2
하지만 서로를 받아들인 만큼
우리가 강하다면
서로를 보내줄 수도 있을 거야
모든 것을 놓아주자
지금 모든 것들을 떠나보내자
돌아보니 이제야 알 것 같아
모든 것들이 명확해졌어
내 마음속의 불꽃은 여전히 타고 있지만
너를 향하지 않는다는 걸
처음부터 옳지 않았다는 걸
너도 알 거야
너무나 오래 기다려왔어
난 떠나야만 해
#1,2
누가 그래?
결국엔 진실만이 아름다울 것이라고
누가 그래?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랑이
우리를 갈라놓을 거라고?
#2
만약 서로를 놓을 수 있을 만큼
우리가 강하다면
- 'Let It All Go' - Birdy, Rhodes -
영화 '디 애프터' 리뷰
잔잔하고 행복한 일상에서 주인공은 갑작스런 묻지마 범죄 현장의 당사자가 된다. 영화를 보기만 해도 그 순간이 충격적이고 갑작스러운데 당사자라면 얼마나 충격이 클까.
그는 딸과 아내를 잃은 슬픔에 넋이 나가며 지낸다.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건지. 숨이 쉬어지는 건지 의식하지 못하는 것 마냥 멍하니 살아간다.
딸을 잊지 못하고 슬퍼하던 딸의 생일날. 우연히 마주친 여자 아이는 자신의 딸과 빼닮았고, 지금까지 다요의 딸이 살아있었다면 그 아이정도 자랐을 거라 생각한다. 부모 사이에서 불행해 보이던 아이가 안타까웠던 참에 그 아이가 뜻밖에 위로를 해준다.
갑작스런 포옹에 당황했지만 다요는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놓아주기 힘들어한다. 뒤에서 안고 있는 아이는 딸 로라인 것처럼 느껴졌고, 갑자기 떠난 로라가 그를 위로해주는 것 같은 장면이었다.
딸과 아내를 잃고 넋 놓고 살아가던 그는 마침내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한다. 이제야 그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놓아주기로 한 것이다. 그들을 떠나보낸다고 해서 마음속에서 잊혀지는 게 아니다. 떠난 그들도 이해할 것이고 살아남은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랄 것이다.
1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빠져드는 영화였다. 잔잔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다가 범죄 현장에 맞닥뜨리는 긴장감과 공포, 그 후에 남아있는 슬픔과 아픔까지 다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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