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미국 실화 영화 '셜리 치점(Shirley)'입니다. 미국 최초 흑인 여성 의원이었던 실존 인물 '셜리 치점'의 이야기로, 그녀가 1972년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경선 후보로 출마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미국 실화 영화 '셜리 치점'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셜리 치점' - 미국 실화 영화 Shirley
영화 '셜리 치점' 소개
출시일: 2024년 3월 22일
출연: 레지나 킹, 랜스 레드릭, 테렌스 하워드, 루커스 헤지스, 안드레이 홀런드, 브라이언 스토크스 미첼
감독: 존 리들리
장르: 드라마, 정치, 실화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시간 58분
흑인 여성 최초로 미 하원의원에 당선된 셜리 치점. 1972년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며 선구적 행보를 이어간다.
영화 '셜리 치점' 줄거리 (결말 포함)
1968년 미국 의회에는 선출 의원 435명이 있었다.
그중 11명은 여성이었고
5명은 흑인이었지만
흑인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제91대 미합중국 하원 의원으로 교사 셜리 치점이 최초 흑인 여성으로 선출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 백인 남자 의원들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게 듣는다.
세상에,
당신도 나처럼 42,500달러씩 받는다니
의원님,
저희 둘 다 의회 들어온 지 1주 됐어요.
그런데 저한테 그 얘기를 거의 매일 하시네요.
신기하니까 그렇죠.
당신이 우리만큼 돈을 번다는 게
매일 새롭게 놀라워요.
새로 당선된 셜리는 농업위원회에 배정된다. 하지만 그녀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초선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하원의장에게 따지며 재배정을 요구한다.
셜리는 지지위원회에서 기금을 모으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었고 지지를 바탕으로 기금이 모인다.
셜리는 맥과 아서와 함께 1972년 대선을 앞두고 22회 예비 선거 준비를 시작한다.
셜리의 예비 선거 준비에 의원실 인턴이었던 로버트와 여대생 바버라 리, 그리고 선거 운동 계획가로 스탠리가 합류한다. 셜리의 친구 론 델럼스 의원은 유권자들에게 셜리를 지지할 것을 독려한다.
'치점 의원, 진심으로 대권에 도전할 생각입니까?'
그런 사람들은 물론이고 여성이나 페미니스트들도
제 출마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이 사회가 여성에게 준 규정된 성 역할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예비 선거 6개월 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명받으려면 대의원 1,500명이 필요하지만 셜리가 현재 확보한 대의원 수 0명.
그런 와중에 셜리는 인종차별과 살해 위협을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다.
경쟁 후보 중 하나인 월터 폰트로이는 셜리에게 워싱턴 예비선거에서 후보를 사퇴해 주면 나중에 확보한 모든 대의원을 셜리에게 넘기겠다는 제안을 한다.
한편 셜리의 선거 기부금이 도난당하고, 득표율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그녀의 솔직함에 불만이었던 스탠리. 셜리는 그를 해고한다.
다들 내가 미쳤다고 해요. 내가 미친 거예요?
물론이죠.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그런 자세가 필요한지도 몰라요.
1972년 6월 2일 민주당 전당 대회 5주 전.
전당 대회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셜리가 승리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셜리는 지명받지 못해도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현재 남은 곳은 가장 많은 대의원을 보유한 캘리포니아 예비 선거. 그녀는 어떻게든 돈을 끌어모아 역전을 노린다.
한편 방송국에서는 그녀를 토론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시킨다.
그녀는 방송국들을 상대로 고소를 하고, 결국 항소심에서 승소하여 토론에 참석할 기회를 얻는다.
캘리포니아 예비선거에서 조지 맥거번 상원 의원이 승리하여 승자 독식제 때문에 그가 271명 대의원 전체를 얻게 된다.
전당대회까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후보 험프리 의원이 사퇴하면서 셜리에게 흑인 대의원 주겠다고 약속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월터 폰트로이 쪽까지 대의원 250명이 되어 셜리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맥거번 의원과 그녀의 친구 론 의원이 은밀히 만남을 가진다.
대의원을 셜리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했던 월터 폰트로이는 맥거번에게 넘겨버리고, 론도 맥거번 의원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셜리를 배신한다. 결국 그녀는 대의원을 포기한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셜리 치점은 우리한테 가르쳐 주고 싶어 했어요.
당장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도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의 광기를 바꾸기 위해서도 싸워야 한다고요.
셜리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뚜렷하게 남아 있어요.
많은 사람이 셜리의 배턴을 이어받아 계속 달릴 거라 믿고요.
- 바버라 리 하원 의원의 인터뷰 中
영화 '셜리 치점' 리뷰
퍼스트 펭귄이 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제일 먼저 뛰어내려야 뒤의 무리들이 안심하고 따라 뛰어내릴 수 있는 거다.
셜리 치점이 바로 흑인 여성을 대표하는 퍼스트 펭귄이었다. 비록 대통령 후보까지 가는 데는 실패했지만 미국 의회 최초 흑인 여성 의원이었다는 점에서 뒤에 이을 흑인 여성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최초가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녀는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고,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던 주변 사람들에게 배신도 당한다. 하지만 그런 질타와 비아냥에도 자신의 주관대로 꿋꿋하게 밀어붙이는 자신감이 있었고, 관용을 베푸는 너그러움도 보였다.
미국의 정치적 배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셜리 치점을 잘 모르는 한국에서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배울 수 있는 건 차별 속에서도 버텨내는 셜리 치점의 용기와 포용력이다. 최초의 무언가가 된다는 게 온갖 총알받이를 받아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 그녀를 단순히 대통령 후보에 오르는 데 실패한 사람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을 거다.
남자 정치인들은 말이죠.
통제하는 데 너무 익숙해서 평등한 걸 혼란스러워해요.
그녀가 느꼈던 성차별에 대한 발언이지만 이건 모든 차별 문제에 적용된다. 인간의 뇌는 반복적인 것에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규칙에 익숙해져 살아가는 게 본능이다. 백인 남성들이 지배했던 미국 의회에서 흑인에다 여성이기까지 한 사람이 갑자기 나선다면 불편한 감정을 들 수도 있었겠다. 지금은 평등이 당연하지만 1970년대 차별이 만연했던 사회 속에서 이겨내려고 부딪치고 길을 닦아준 셜리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정치 드라마라는 점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셜리 치점이 훗날 정치 업적이 있었음에도 그녀가 대선을 포기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마무리된 부분은 좀 아쉬웠다. 그래도 셜리 치점이라는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춰 온갖 차별 속에서 부딪쳐야 했던 상황과 대선 과정을 함께 따라가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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